조영환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
"학원은 규제 대상 아닌 미래 교육의 파트너…
'견고한 이득의 구조'로 9만 5천 학원 결집할 것"
"방과후 시장 방어 넘어 국가 돌봄 공백 메운다"… 늘봄학교 상생 파트너십 선제 제안
규제 중심의 법 구조 혁신 촉구… '평생교육정책연구소' 신설 및 'K-학원 ESG 인증제' 도입
노원구 85% 가입 신화 재현할 구조의 리더십…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인 연합회 만들 것"
[대담 진행: 대한민국교육신문 / 2026년 8월 14일 (금) |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실]
2026년 8월 14일,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실. 대한민국교육신문 나동균 대표와 박상훈 단장, 김윤환 취재 기자 등이 방문하여 조영환 회장, 이상협 총무이사와 대한민국 학원 교육이 마주한 현안과 미래 비전에 대해 깊이 있는 대담을 나누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 에듀테크 기반의 교육 대전환,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교육 규제 프레임 속에서 대한민국 학원계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본지는 조 회장을 만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생존 전략과, 대한민국 사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청사진을 심도 있게 짚어보았다. [편집자 주]

▲ 좌 나동균 대표, 우 조영환 회장
◆ "늘봄학교 확대는 위기 아닌 기회… 국가 돌봄 공백 해소할 최적의 파트너"
Q. 학령인구 급감 등 학원계가 마주한 위기감이 상당하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며, 이를 극복할 핵심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조영환 회장(이하 조): 현재 학원계는 학령인구 감소, AI·에듀테크로 인한 학습 방식의 대전환, 그리고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부정적 사회 프레임 등 세 가지 거대한 압박에 동시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위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본질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보입니다. 학령인구는 줄어들지언정,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 성인 및 시니어 재취업 교육, AI 시대의 창의·융합 역량 등 학원이 가장 발 빠르게 채울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핵심 생존 전략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학원별 특화 영역을 명확히 구축해 대형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둘째, AI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 도구'로 적극 수용하여 수업의 질을 혁신해야 합니다.
셋째, 학원이 단순한 영리 목적의 강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든든한 교육 안전망임을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합니다. 연합회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AI·학원교육 세미나를 정례화하고, 에듀테크 공동구매 플랫폼을 구축해 중소 학원들의 디지털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 대담하는 조영환 회장
Q. 정부의 '늘봄학교' 전면 시행 등 공교육의 돌봄 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 공교육의 돌봄 확대 기조 속에서 학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조: 늘봄학교가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정책으로 확대되는 것을 저는 위협이 아닌 긍정적인 기회로 봅니다. 돌봄 공백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온전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국에 검증된 강사진과 훌륭한 교육 공간을 갖춘 9만 5,000여 개의 학원이야말로 즉시 투입 가능한 최적의 공급자입니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의 전환입니다. '방과후 시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방어적 입장을 버리고, '국가의 돌봄 공백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는 파트너십의 자세로 나서야 합니다. 현재 연합회는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과 학원의 돌봄 참여 기준안을 긴밀히 협의 중입니다. 강사 자격, 시설 안전, 교육과정 구성 등에 대한 자체 기준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돌봄 공백을 가장 뼈저리게 체감하는 학부모 단체와도 적극 연대하여, 학원의 돌봄 참여가 단순한 업계의 민원을 넘어 국민적 요구로 자리매김하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Q.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민관을 가리지 않고 디지털 대전환이 한창이다. 미래 학원 교육의 환경은 어떤 형태로 진화해야 하는가.
조: AI가 교육 현장에 깊숙이 들어온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가 대체할 수 있는 것'과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통찰입니다. 반복 학습, 개인화된 문제 출제 및 채점, 진도 관리 등은 AI가 탁월하게 처리합니다. 반면, 학생 한 명 한 명의 숨겨진 흥미를 발견하고, 실패에 좌절할 때 곁에서 따뜻하게 격려하며 다시 일어서게 하는 '교육적 유대 관계'는 오직 사람만이 만들 수 있습니다. 미래 학원의 핵심 경쟁력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원은 AI 도구로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여 학생과의 관계 형성에 더욱 집중해야 하며,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학습 설계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다루도록 가르치는 'AI 리터러시' 자체를 중요한 교육 콘텐츠로 삼아야 합니다.

◆ 규제 대상 벗어나 '평생교육'으로 전환 추진… 'K-학원 ESG 인증제' 도입
Q.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나올 때마다 학원계에 대한 규제가 뒤따른다. 연합회 차원에서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합리적인 정책 개선점은 무엇인가.
조: 규제가 끝없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학원을 '진흥과 육성'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법적 구조에 있습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라는 명칭 자체가 철저히 규제 중심적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대한민국처럼 학원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분류하고 신고포상금 제도까지 운영하지 않습니다. 연합회가 정부에 제안하는 핵심 방향은 '규제를 만드는 구조 자체의 혁신'입니다. 학원이 평생교육 진흥의 대상으로 법적으로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물가 상승률과 강사 처우 개선을 반영한 수강료 신고제의 현실화, 교육 현장의 불신을 구조화하는 신고포상금 제도의 대폭 축소 및 폐지, 그리고 다둥이 및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바우처 제도' 도입을 강력히 제안합니다. 사교육비 경감은 규제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직접적인 지원 구조를 더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Q. '평생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학원계의 화두다. 이를 위해 연합회는 어떠한 법적, 제도적 준비를 하고 있는가.
조: 평생교육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50대 이상 인구의 재취업 교육, 디지털 소외계층 정보화 교육, 다문화 가정 언어 교육 수요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수많은 학원이 이미 그 역할을 상당 부분 훌륭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적 지위입니다. 학원이 훌륭한 평생교육을 제공함에도 현행법상 평생교육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어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연합회는 '평생교육정책연구소'를 상설 기구로 설립할 계획입니다. 예체능 학원이 공교육의 사각지대를 메우며 절감하는 비용, 방과후 돌봄 흡수 효과 등을 구체적인 화폐 가치로 환산한 데이터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학원의 평생교육법 적용을 단계적으로 관철해 낼 것입니다.
Q. 학원이 수행해 온 교육 안전망 역할에 비해 사회적 평가가 인색한 측면이 있다. 교육 격차 해소와 사회공헌을 위한 연합회의 구상이 궁금하다.
조: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전국의 학원들은 이미 엄청난 규모의 사회공헌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차상위계층 및 결손가정 자녀 무료 수강, 다문화 학생 지원 등이 각 지역에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노원구에서 30년째 차상위계층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쳐 오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헌신이 제대로 집계되거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합회가 추진할 'K-학원 ESG 인증제'는 바로 이 지점을 혁신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장학 지원, 지역사회 무료 강좌 등 사회공헌 실적을 인증 기준에 포함하고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착한 학원'이 학부모의 선택을 받는 건전한 시장을 조성하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봉사활동의 금전적 가치를 환산한 대국민 공개 보고서를 발간하고, 다둥이 셋째 자녀부터 '학원 무상교육 바우처' 도입을 제안하여 학원이 국가 저출생 정책의 든든한 파트너임을 증명하겠습니다.

◆ "학원은 철저한 개인 맞춤형 시스템… 9만 5천 원장이 이득 보는 견고한 구조 만들 것"
Q. 32년간 교육계에 헌신해 오셨다.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학원 교육'의 진정한 가치와 본질은 무엇인가.
조: 공교육이 '평균'을 위해 훌륭하게 설계된 시스템이라면, 학원은 철저히 '개인'을 위해 설계된 맞춤형 시스템입니다. 이는 공교육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두 시스템의 역할이 다름을 의미합니다. 공교육에서 뒤처진 아이가 학원에서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 따라오고, 기회가 없던 아이가 재능을 꽃피우는 것을 32년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학원의 진정한 가치는 획일적인 과정에서 벗어나, 한 명 한 명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교육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까지 손을 뻗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범죄 집단이나 카르텔로 매도당하는 부당한 굴레를 벗고, 우리 학원인들이 지켜온 그 숭고한 가치가 사회적으로 정당하게 인정받도록 만드는 것이 제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Q. 이해관계가 복잡한 9만 5천여 학원장들을 하나로 결집하는 '조영환표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인가.
조: 리더십은 화려한 말과 선언이 아니라, 철저히 '구조'로 증명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실제로 회원들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과거 노원구 보습지구장으로 일할 당시, 관내 교육청 인가 학원의 85%를 연합회 회원으로 가입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비결은 단순했습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현안이 신속하게 해결되며, 함께 만든 교재가 개별 학원의 성과로 돌아오는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인 환경'을 구축한 것입니다. 입시, 예체능, 보습, 직업기술 등 분과별 이해관계가 다를지라도, '학원 교육의 사회적 신뢰 제고와 법적 지위 강화'라는 확고한 공통의 목표 아래 모두가 실질적인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연합회를 강력하게 이끌겠습니다.
Q. 끝으로 현장의 교육자들과 학부모,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조: 매일 아침 학원 문을 열고 아이들을 맞이하며 늦은 밤까지 내일의 수업을 준비하시는 전국의 학원 교육자 여러분, 여러분의 노고는 단순한 영리 활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의 절반을 굳건히 지탱하는 위대한 헌신입니다. 그 자부심을 결코 잃지 마십시오. 연합회가 반드시 그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도록 앞장서겠습니다. 학부모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녀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하시는 그 헌신적인 과정 자체가 이미 가장 훌륭한 교육입니다. 학원은 그 소중한 선택을 무겁게 존중하며, ESG 인증 등을 통해 더욱 투명하고 신뢰받는 환경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이번 회장직을 제 인생의 '마지막 봉사'라는 비장한 각오로 맡았습니다. 32년의 치열한 현장 경험, 대만에서의 해외 사업 경험, 그리고 전국 조직을 이끌어 온 연합회 활동 경험의 모든 것을 향후 3년에 남김없이 쏟아붓겠습니다. 오늘 대한민국교육신문과 함께한 이 자리가 학원 교육에 대한 오랜 오해를 불식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학원이 규제의 대상을 넘어 '미래 교육의 진정한 파트너'로 확고히 인정받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교육신문> _ [기사 원문]